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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우의 맛집탐방

합리적인 가격의 소고기 오마카세를 먹고 싶다면? 한남동 "소와나"

by 황새우 2023.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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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독립을 기원하는 우리나라의 숭고한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폭발한 그날.
모처럼 우리 가족은 3.1절을 맞이하여 외식을 하였다.
동생이 아침부터 엄마랑 같이 밥을 먹자 하여 고민하다 골목골목 고즈넉함과 대로변의 시끌벅적이 
동시에 자리잡고 있는 이태원으로 발길을 향했다.
오랜만에 온 그곳은 여전히 젊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활기가 넘쳤다.
과거부터 용산 일대는 경리단길을 시작으로 용리단길, 해방촌 등 골목 구석구석 맛집으로 빽빽이
차 있어 젊은 사람들에게는 항상 핫한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곳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나도 용산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곳에 있는 맛집을 가려면 매번 웨이팅을 하고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오늘 갈 곳은 다행히도 웨이팅 없이 오직 예약으로만 손님을 받고 있는 곳으로
예전부터 서비스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입소문이 나있는 곳으로 유명하단다.
동생이 예약하고 동생이 운전하고 동생이 계산한, 나는 몸만 가서 기분만 내고 온 바로 그곳

오마카세가 아닌 "우"마카세 업장 소와나 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소와나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54길 68
 
영업시간
매일 11 : 30 - 23 : 00
1월 1일은 매장 휴무
 
기타 사항
전화 : 02 - 6080 - 8586
주차 X
예약제


동생이 이 업장을 소개해주고 사실 검색을 혼자 좀 해보았다.
날마다 입고되는 부위에 따라 구성이 상이하고, 1++와 1+등급의 한우만을 사용하기에
맛에는 부족함이 없지만 이따금 불친절하다는 평이 종종 보였다.
과연 우리가 간 이날도 그랬을까...?
한남동 이태원 맛집 소와나는 이태원역과 한강진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편한 곳을 골라 도보로 이동하면 좋을 것 같다.
이태원 음식점들 특성상 골목골목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정겨운 분위기를 내는 한편 주차가 되는 곳이 거의 없다.
물론 오늘 우리가 간 이곳도 마찬가지므로 한남동주민센터 공영주차장이나
한강진역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운이 좋게 인근 주차구역에 
주차를 하고 편하게 소와나에 입성을 했다.

가게 내 분위기는 일반 오마카세집과 비슷하게 엄숙한 아니 그보단 살짝
가벼운 분위기다. 아무래도 이태원 특성상 젊은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전체적인 조명은 노란빛으로 따듯한 느낌 이만 왠지 모르게 어디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실제로 따듯하진 않았다...ㅋㅋㅋㅋ
입구의 정면과 좌측으로 다찌석이 늘어져 있고 다찌석 앞엔 셰프님이 조리할 수 있게끔
화로가 설치되어 있다. 오마카세 업장과 같은 구조다. 다만 화로가 있을 뿐이다.

한쪽 벽면엔 이렇게 알 수 없는 술들이 진열되어있는데 꽤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언젠간 나의 집에도 이런 장식장을 꼭 설치하리라..
 

소와나의 메뉴판이다. 기본적으로 49,000원의 5종 세트와 69,000원의 7종 세트가 기본이다.
먹다가 부족하면 고기류는 물론 야채류를 추가주문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고기를 구워주시는 분이 워낙 서비스를 많이 주셔 5종 세트를 주문한 우리는
7종 세트로 주문이 잘못 들어갔나... 싶을 정도였다.
셰프님.. 짱짱맨

주류메뉴판이다. 아무래도 오마카세인 것치고 합리적인 가격 때문인지 1인 1 주류로 운영되고 있다.
우리는 평소 먹던 와인인 소비뇽 브..ㄹ 은 개뿔 잘 몰라서 맥주와 콜라 그리고 레몬에이드를 시켰다.
술도 먹어본 놈들이 잘 먹는다고 나는 청하 아니면 소주다...ㅡㅡ
엄마는 삿포로 맥주, 동생은 제로콜라 나는 레몬에이드를 주문했는데 신기하게 레몬에이드도
캔으로 나왔다. 처음 봤다.. 그래.. 처음 보고 신기해서 찍어봤다.

요 며칠 사이 습진에 걸려서 곱디고운 내손이 저리 되었으니 벗겨진 손가락 껍질은 신경을 꺼주길 바란다.. 
맛은.. 글쎄 솔직히 그저 그랬다 그냥 편의점에서 파는 레모네이드보다 탄산이 살짝 있는 정도?
뭐 레몬에이드를 마셨다기보다는 그날의 분위기를 마셨...ㅈㅅ

구워지기 전 영롱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소고기들..
셰프님이 친절하게 하나하나 다 설명을 해주셨는데 사실 이름들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자 각설하고 이제 먹기 좋게 잘 구워진 소고기가 선사하는 우주를 경험해 보자^_^
 

제일 처음 나온 건 새우구이를 올린 구운 호박.
새우 씨알이 어찌나 좋던지 식감이 예술이다. 와사비를 한점 톡 올려 먹었는데
입안 가득 짭짤한 향과 톡톡 터지는 새우살이 조화를 이루어 입맛을 돋궈주었다.
너무 맛있어서 잘라낸 꼬리 안쪽살까지 쪽쪽 빨아먹었다.
뜨거운 호박을 반절씩 베어 먹으며 앞에서 구워지고 있는 다음 고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자
곧이어 다음 메뉴가 나왔다.

저 고기 구워짐 정도를 보라.. 미쳤다.. 먹어보기 전부터 느낄 수 있다.
美味
육즙을 가득 머금은 안심은 입안에서 기분 좋게 춤을 추다가 이내 사라진다.
입 안의 혓바닥은 이미 사라져 버린 고기의 흔적을 찾아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이지만 
끝내 현실을 자각한다. 아 아쉽다...
버섯은 저 위에 뿌려진 정체 모를 가루들이 살짝 과하게 뿌려진 것인지 원래 간이 센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겐 조금 짰다. 

화로에서 열심히 고기를 굽는 셰프님의 손은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천사..

설명이 필요 없다. 이쁘게 구워준 고기 위에 한국인의 사랑 마늘을 통째로 올려 먹으니 
그곳이 천국이다. 근데 내가 지금 과장하는 게 아니라 정말 맛있다...
 

자 오늘의 베스트 되시겠다.
고기부위는 채끝이라고 했는데 앞에서 설명했듯 말이 필요 없는 맛이고
저 밑에 자박자박한 소스에 담겨 있는 대파가 신의 한 수다.
정말 궁합이 좋았다. 나는 삼겹살이든 소고기든 주로 파와 같이 먹는데
통으로 구워진 파는 또 다른 맛을 선사하였는데 저 소스까지 너무 기가 막히니
식사를 하는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출.. 뻔했다. 추진 못하고 출뻔했다.
그만큼 맛이 좋았다.. 헿
저 파와 소스는 너무 맛있어서 나중에 추가로 또 주문가지 했을 정도니 말 다했지 모..ㅋ
너무 허겁지겁 맛있게 먹다 보니 중간에 나온 양념갈비를 사진에 담지 못했다..
달큼하니 너무 맛있게 먹었는데ㅠ
욕망에 노예가 돼버린 내가 저지른 실수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노른자에 적신 채끝살과 구운 적채, 트러플마요소스를 마지막으로 고기는 전부 다 나왔다.
의도한 지는 모르겠으나 트러플향이 날듯 말 듯 해서 난 그게 더 좋았다.
가끔 트러플을 다루는 업장을 가보면 너무 과도하게 사용해서인지 가끔
멀미가 날 때가 있었는데 이곳은 내 기준 딱 알맞았다.

소고기 5종을 즐긴 후에는 장조림 계란밥이 준비된다.
숟가락이 너무 커서 먹기엔 불편했으나 맛은 좋았다. 이미 이때 엄마와 동생은
배가 불러 쥐쥐를 친상태라 내가 짬처리를 했는데.. 개이득.
두 그릇은 그냥 먹었고 한 그릇은 와사비를 잔뜩 넣고 섞어 먹었는데
개인적으론 와사비 섞어 먹는 게 난 더 좋았다.
이걸 보는 여러분들도 한번 그렇게 먹어보길 바란다.

후식으로 나온 가래떡 구이(?) 튀김(?)
설탕을 겉에 묻힌 건지 바깥은 크리스피하고 안은 쫀득해서 달달하니 맛있었다.


총평

 
그래도 가격대가 제법 있었던 소고기 오마카세집을 두, 세 번 가보았던 나는 솔직히 방문하기 전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종종 보이는 불친절한 서비스 리뷰들.
괜한 기우였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스러운 분위기.
도를 넘는(?) 서비스를 선사해 주시는 셰프님 덕분에 전부다 먹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만큼 
정말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다만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고기를 굽는 셰프님들을 위한 것인지는 몰라도 어디선가 찬바람이 솔솔 불어와 음식을 먹는 사람들은 살짝 추위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부분만 제외하면 모든 것이 완벽했던 소와나
연인, 가족 그 누구와 와도 근사한 추억을 만들어줄 이곳.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꼭 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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